벽지 위 페인트, 붙어 있는 벽지 떼지 않고 칠해도 될까

벽지 위 페인트

합지벽지는 들뜸 없이 상태가 좋다면 그 위에 칠할 수 있고, 실크벽지와 발포벽지는 일반 페인트로 칠하면 표면이 끈적해질 수 있습니다. 벽지 위 페인트가 되느냐 마느냐는 결국 지금 붙어 있는 벽지가 어떤 종류인지에서 갈립니다.

방 하나 색만 바꾸고 싶은데 벽지를 전부 뜯어내기는 부담스러울 때 이 질문이 나옵니다. 여기서는 기존 벽지를 그대로 두고 칠하는 경우만 다루고, 새 벽지를 고르는 이야기나 도배 공정은 제외합니다.

실크벽지가 끈적이는 이유

실크·발포벽지 표면의 PVC 코팅에 든 가소제가 칠한 뒤 끈적임을 만드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크벽지와 발포벽지는 표면에 PVC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PVC에는 유연성과 탄성을 주려고 가소제가 들어가는데, 페인트를 칠한 뒤 끈적임을 일으키는 물질이 바로 이 가소제라고 노루페인트의 벽지 위 페인팅 안내에 나와 있습니다.

같은 안내에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광택 페인트를 칠하고 그 위에 종이를 올려두었더니 합지벽지는 종이가 달라붙지 않았고, 실크벽지와 발포벽지는 붙었습니다. 발포벽지 쪽이 특히 심했습니다.

반면 DIY 전용 무광 제품으로 칠했을 때는 세 가지 벽지 모두 종이가 붙지 않았습니다. 이 제품은 PVC 코팅 벽지에 칠하는 경우를 고려해 도막을 치밀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가소제가 올라오는 것을 줄인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실크벽지 위에 칠할 생각이라면 “칠할 수 있느냐”보다 “어떤 제품으로 칠하느냐”가 먼저입니다.

합지·실크·발포벽지에 광택 페인트와 DIY 전용 무광 제품을 각각 칠한 뒤 종이를 올렸을 때 달라붙는지 비교한 도해

우리 집 벽지가 실크인지 합지인지부터 헷갈린다면 실크벽지 합지벽지 차이, 어떤 걸 골라야 하나에서 두 벽지의 차이를 먼저 보는 편이 빠릅니다.

떼는 편이 나은 경우

벽지 종류가 맞더라도 들뜸·구멍이 있거나 질감이 도드라진 벽지는 그대로 칠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페인트 제조사 Behr의 벽지 위 페인팅 안내는 들뜸이나 구멍이 없는, 상태가 좋은 벽지라면 칠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손을 먼저 대거나 벽지를 떼는 쪽으로 판단합니다.

  • 질감이 있는 벽지 — 칠한 뒤에도 질감이 비쳐 보일 수 있어 떼는 편이 낫습니다.
  • 이음매가 들뜬 벽지 — 들뜬 부분을 벽지 풀로 다시 붙이고, 퍼티로 메운 뒤 샌딩합니다. 먼지를 닦아내고 완전히 마른 다음에 칠합니다.
  • 구멍이나 손상이 있는 벽지 — Behr가 칠할 수 있다고 보는 조건은 들뜸이나 구멍이 없는 상태입니다.

전세나 월세로 사는 집이라면 벽지 위 도장이 원상복구와 엮일 수 있으니, 칠하기 전에 집주인과 먼저 이야기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입자가 손댈 수 있는 범위는 전세·월세 집에서 할 수 있는 인테리어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벽지 위 페인트 고를 때

제조사마다 벽지 위에 권하는 제품과 하도 방법이 다를 수 있어, 쓰려는 페인트 설명서부터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노루페인트는 국내 PVC 코팅 벽지를 기준으로 벽지 위에는 무광 제품을 권하고, 칠하기 전에 벽지 종류를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반면 Behr는 미국 벽지와 자사 제품을 기준으로, 수성 페인트나 프라이머가 벽지 풀을 다시 녹여 들뜸을 일으킬 수 있으니 유성 프라이머로 표면을 먼저 막고 2회 칠하라고 권합니다.

두 안내는 기준으로 삼은 벽지와 제품이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한쪽 방법을 모든 벽지 위 페인트에 똑같이 적용하기보다, 실제로 살 제품의 설명서에서 아래 두 가지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 벽지 위, 특히 실크벽지 위에 칠해도 되는 제품인지
  • 하도(프라이머, 흔히 “젯소”라고 부르는 것)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종류를 쓰라고 하는지

벽뿐 아니라 문이나 몰딩 색까지 같이 바꿀지 고민 중이라면 인테리어 필름과 도장, 문·몰딩은 뭐로 할까도 함께 보면 마감 방식을 정하기 쉽습니다.

칠하기 전 확인 순서

칠하기 전에는 벽지 종류, 표면 상태, 질감, 제품 설명서를 이 순서로 확인하면 됩니다.

1. 벽지 종류

합지벽지인지, PVC 코팅이 된 실크·발포벽지인지 먼저 가립니다. 실크·발포벽지라면 끈적임을 막을 수 있는 제품인지가 핵심이 됩니다.

2. 들뜸과 이음매

이음매가 떠 있으면 풀로 붙이고 퍼티와 샌딩으로 정리한 뒤, 완전히 말립니다.

3. 질감

요철이 도드라진 벽지라면 칠해도 무늬가 비칠 수 있으니 떼는 쪽을 고려합니다.

4. 제품 설명서

벽지 위 사용 가능 여부와 하도 지침을 확인하고, 그 제품이 안내하는 방식대로 칠합니다.

벽지 위 페인트 칠하기 전 확인 순서 4단계 도해

결국 벽지 위 페인트는 상태 좋은 합지벽지라면 해볼 만하고, 실크·발포벽지라면 벽지 위 사용을 안내하는 제품을 골랐을 때 시도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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